가장 때 묻지 않은 그런 감정은 우리만의 것
가장 때 묻지 않은 그런 감정은 우리만의 것

좋아하는 흰색 실크 잠옷이 서랍장 안에 없어서 기억을 되짚다 보면 요슈아의 집에 두고 왔다는 걸 떠올릴 때가 있어 새로운 곡을 만들기 위해 작업에 몰두한 나머지 식사를 잊어버리곤 하는 소꿉친구에게 도시락을 건네주고자 들렀다가 간절한 목소리로 부르는 어리광에 휘말려 그대로 자고 가는 날도 있고

한 곳에, 특히 실내에 오래 머무르는 걸 답답해하는 편인데 신기하게도 그 집은 방문할 때마다 마음이 평온해져서 갑갑함을 느끼거나 나오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어 집안 곳곳에 묻어난 삶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일까 이제는 몇 시간이고 함께 소파에 파묻혀 미지근한 햇볕을 쬐는 시간이 오히려 기대돼

계속해서 머물러 있고 싶은 곳 돌아가고 싶어지는 그리운 장소를 집이라고 규정한다면 내게 집은 자그마한 자취방도 캘리포니아에 있는 본가도 아닌 요슈아가 있는 안식처야 가장 짧게 머물렀지만 가장 그립게 느껴지는 건 그곳에서 날 반겨주는 사람 그리고 사랑 덕분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