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간 같은 공간이 단지 그대 하나로 다른 의미가 되어 가는 게
처음 해외에 나오고선 눈물로 너울 없는 해원을 창조했던 초등학생 시절 아득하고 낯선 세계에 놓인 소꿉친구가 걱정되어 매일 밤 10시에 맞춰 전화를 걸어주던 너
당시 수화기 너머로 보드라운 담홍빛 입술이 자장가 삼아 불러주었던 노래들은 십 년이 지나도 여전히 하나하나 한없이 기억하고 있어 그 음을 듣는 동안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며 네 등에 기댄 일본에서의 나날로 돌아간 것 같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