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히 내 이름을 부르면
@peieace
제리. 호명은 내면의 음악을 닮아 한도 없이 부드럽다. 천사의 목소리를 상상해 본 적 있어? 앰프를 떠난 잔음의 울림은 천국으로 부터 비롯된 게 아닐까 하는 상상을 어느날 당신의 무대 아래에서 해본 일이 있다고는 도무지 고백할 수 없었다. 장내를 가득 채우는 네 노래에 압도 당하는 것 쯤이야 매양, 무수한 관객들의 얼굴에서 발견할 게 분명하면서도. 요슈아가 웃는다. 아니, 실은 그가 불러주는 아주 사소한 노래에서도 나는 천국을 연상한 일이 있다. 환하고, 따스하고, 아름다우며 순결한 세계를. 잘은 몰라도 그곳에는 분명 이만큼의 평온함은 깃들어야 마땅하리라고. 변칙적인 이 세상에서 가장 쉽게 다다를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준 사람이니까. 네가 내 노래를 들을 때 어떤 얼굴을 하는지 알아? 언뜻 낯부끄러운 말이지만, 어쩐지 그가 말하는 광경은 상상이 갔다. 그가 날 보며 노래를 부를 때의 얼굴과 같겠지. 요슈아. 그러므로 호명은 새삼스레 간지럽거나 낯설지 않았다. 상상해 본 적 있어. 피아노의 건반을 떠올린다. 어쩌면 아주 오래토록 떠올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