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집에서 잘 수 있나요 오늘 밤
온돌에 익숙한 내게 팬 히터는 목을 건조하게 만드는 주문 같은 거라서 추운 날은 난방을 틀지 않고 소파에 웅크린 채 정수리부터 발바닥까지 담요를 뒤집어써 얇은 폴리에스터 한 겹을 둘렀을 뿐인데 세상과 단절된 것처럼 아늑하고 고요한 나머지 까무룩 잠들어버리는데 고의는 아냐
요슈아가 처음으로 그 모습을 봤을 땐 담요 더미를 비집고 들어간 고양이, 고치 안에 들어가 나비가 되길 기다리는 애벌레 같다며 장난스레 놀리기도 했지만 이젠 익숙해졌는지 소파 위에 발효되는 빵 반죽처럼 부풀어 오른 형체가 보이면 조심스레 담요를 들어서 내가 자고 있는지 확인해
만약 눈이 완전히 감기기 전이라면 침대로 가서 편히 눕자며 살살 달래 이끌어주고 곤히 잠들었다면 잠을 깨우지 않게 조심히 곁을 지켜주는 상냥한 짝꿍이자 연인 그리고 소꿉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