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아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요슈아가 로스앤젤레스에서의 유학을 마치고 도쿄로 돌아온 날 저녁은 양가 대신 우리 둘만 모여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신주쿠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어 처음에는 그 애가 정말로 이곳에 돌아왔다는 게 실감 나지 않은 데다 짝사랑하는 상대 앞이라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엉망진창으로 섞여 양파 수프를 버터 나이프로 떠먹고 덜덜 떨리는 포크로 연어구이를 써는 등 뚝딱거렸지만 어제도 만났다는 양 자연스럽게 대화를 걸어준 소꿉친구 덕분에 어색한 기류 대신 반가움이 그 자리를 채웠고
얼마 전 휴일 함께 외식할 도쿄 속 레스토랑을 찾다 오랜만에 그곳을 다시 가보는 건 어떠냐는 서두를 시작으로 어떤 음식이 입에 맞았는지 대화를 나누던 중 그 애는 회백색 눈을 나와 맞추고 말했어 그리도 먹기 싫어했던 잘게 잘린 채소를 꼭꼭 씹어 삼키는 제리 네 모습을 보면서 떨어져 있던 기간 동안 우리의 많은 게 달라졌단 걸 체감했다고, 그래서 조금 쓸쓸하고도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고…. 즐거움 뒤에 숨겨둔 요슈아의 진심 그 여린 고백을 입안에서 굴리다 나 또한 체면을 위해 지금껏 숨기고 있던 비밀을 결국 밝혀버렸네
사실 아직도 채소를 좋아하지 않아 골라낼 수 있다면 그렇게 해 그날은 너한테 편식쟁이인 모습을 보여주기 싫으니까 기름에 볶아낸 아스파라거스도 힘내서 다 먹은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