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 말하긴 어설플지 몰라도 아주 솔직히 그냥
왼편부터 드는 낮볕을 만끽하며 소파에 어깨를 맞대고 앉아 있던 주말, 포슬해 보이는 요슈아의 머리카락은 타고나길 자기주장이 강했지만 오늘은 보다 중력을 거스르려 하는 것 같아서 그 모습에 시선을 빼앗긴 나머지 무심코 속마음을 말하고 말았어 양털 같아….
제게 닿는 시선은 진즉 눈치챘어도 그런 말은 예상치 못했는지 잠시 눈을 깜빡이다가 부스스 웃는 그 애는 품에 안고 있던 기타를 발목 옆에 내려놓은 다음 마음껏 만져도 괜찮다 말해주었고 본인의 허락도 받았겠다, 마음이 가는 대로 둥실둥실 떠다니는 잿빛 머리를 쓰다듬으면 등 뒤로 뼈가 도드라지는 섬수가 이번에는 반대로 내 뒤통수를 감싸와 공평하게 저도 엉성하게 땋은 양갈래를 쓸어내려보겠다는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