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모든 것에 너의 이름 적어 부르고
사랑하는 모든 것에 너의 이름 적어 부르고

뜬구름처럼 둥실 떠 있고 순백 양모처럼 보드라운 요슈아의 곱슬머리를 좋아해 채도가 없는 머리카락은 내리쬐는 빛과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따뜻한 유백색 시린 은백색 둘 다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어서 사랑스레 느껴
엷은 구름빛 눈에는 한낮의 편린이 선연하게 빛나고 목적지 없이 나선의 궤적으로 유람하는 유성이 떠다녀 그 중앙에 자리 잡은 건 뚜렷한 윤곽선과 그림자…. 홍채 안에 모든 시간대의 하늘이 머물러 있어서 종일 눈만 바라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아 눈꼬리는 캔들라이트 장미에 난 가시처럼 뾰족하고 비스듬한 태양의 고도를 닮아 길게 늘어졌는데 마음속의 다정함을 세상에게 꺼내어 건네주는 순간 그리고 무심코 반짝거리는 웃음을 터트릴 때마다 부드럽게 휘어지는 게 좋아 곡선을 따라 촘촘하게 짜여진 가느다란 요슈아의 속눈썹은 유난히 시선이 오래 머무르는 부분
피아노를 연주해달라고 부탁하며 그 핑계로 옆에 걸터앉으면 집중하느라 평소보다 높은 각도로 올라간 눈썹 결심과 진심을 물어 굳게 다물린 입술 매끄럽게 흑백의 건반 위를 유영하는 가늘고 흰 손가락도 슬쩍 구경할 수 있는데 결국에는 연주가 아닌 연인에게 온 관심이 가있다는 걸 들키고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처음의 순간부터 온 세상이 총천연색으로 반짝거려 보이던 시기까지 매 순간 사이에 꽃갈피처럼 끼어있으니 나는 속절없이 그 애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