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ostinkansai
비밀의 밤 그 뒤편의
그림자와 같은 마음을
천재로 소문이 나 있지만 공허함을 가지고 있는 소년의 모습을 담아보았어요. 그가 가진 비밀은 아주 깊은 것이라서, 본질의 뒤편에 있는 그림자와 같습니다. 모두가 볼 수 있지만,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떠오르는 달 그 뒤에
깊게 차오르는 네 눈
그리고 그런 소년의 눈에 비친 소녀는 달과도 같아요. 그러나 그 밝음의 뒤편에서 떠오르는 것만이 소녀의 본모습일 것임을 소년도 알고 있고, 그 깊은 눈을 바라보는 일 역시 소녀에게만 있을 것입니다. 혼자가 아닌 기분을 들게 하는 것은 어쩌면 아주 숨겨져 있는 날들일지도 몰라요.
헤아리는 상처
새겨지는 선율
그럼에도 그에게는 새겨진 상처가 있습니다. 소녀가 빼앗아가고 싶을 정도로 깊고 슬픈 상처가. 그러면서도 선율이 새겨지는 것은 왜일까요. 그의 진정한 마음은…….
너를 닮아 닿을 수 없도록
달리는 숨은 다섯 줄 위로
그리고 닿을 수 없는 것들은 점차 늘어만 갑니다. 그것은 음악으로 해방되지만, 동시에 오선지에 숨이 걸쳐져 있어요.
아주 빠르게 달리면 숨이 목에 차오르는 기분을 느끼곤 해. 물에 아주 오래간 잠겨 있어도 그런 마음을 느낄 수 있지. 나는, 어쩌면 그 순간에 너를 찾을지도 모르겠어. 너만이 나의 마음을 이해해 줄 거라는 나의 이기심은 언제쯤 거두어질까. 그리고 너 역시 나의 이해자를 자처하는 일을 언제쯤 그만둘 수 있을까. 이 모든 연쇄가, 나에게는…….
나는 너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싶지 않아. 너에게 그건 너무 무거운 일이니까. 이건 나만 짊어져야 하는 일이야.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어. 하지만 말이야, 우리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지도 몰라. 나는 조금 발걸음을 빠르게 하더라도 살아갈 수 있게 되었고, 너는 나를 결승선에서 기다려주고 있잖아. 달이 차가운 밤이라도 함께라면 괜찮아. 몸이 뜨거워질 정도로 열병을 앓는 날이라도 우리는 '우리'로서 존재할 수 있어. 이 쉬운 사실을 왜 이토록 몰랐을까. 그리고 이리도 쉬운 것을 나는……. 왜 이렇게 멀리 돌아온 걸까.
우리는 너무 닮았어.
그래서일까 너무 늦게 알아차리는 것도 닮아 버렸지.
나의 탓도 너의 탓도 아니야.
누구의 잘못이라고도 말하고 싶지 않아.
밤하늘을 바라보며 너를 떠올리는 날이 영원했으면 좋겠어, 내 상처를 네가 안심하고 세지 않는 날이 늘어나면 좋겠어. 그리고, 언젠가는 모든 것을 잊고 다정으로 세계를 채우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