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소원 아래 매일 다른 꿈을 꾸던
어릴 적 살던 동네에는 집 근처에 놀이터가 있었는데 햇빛이 찬란하고 기온이 따뜻한 날이면 소꿉친구가 집에 있던 내게 전화를 걸거나 창문 너머로 내 이름을 불러 이끌어낸 뒤 그곳에서 함께 놀았어
독목교를 건너듯 뒤꿈치를 쫑긋 세워 시소의 양 끝에서 중심축을 향해 조심조심 걸어가기도 했고 그네에 걸터앉아 누가 더 높게 올라가는지 경주하거나 철제 정글짐 꼭대기 칸에 올라 환히 펼쳐진 동네의 경치를 구경하는 게 그 당시 가장 즐거운 놀이였는데 우리 둘 다 멀리 이사를 가서 이젠 그리 가깝지 않아졌다
그래도 그곳은 여전히 추억 속 모습 그대로 관리가 잘 된 채 남아있어서 때때로 옛 동네에 방문하는 날이면 꼭 낡고도 그리운 놀이터에 들러 우리들의 지난날을 회상해 매일 밤 눈을 감으며 서둘러 어른이 되고 싶다고 바랬던 아이 시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