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검은 내가 하얀 너를 만나서 함께 울 수 있겠니
요슈아가 품고 있는 불안을 이해하기 위해 딱 한 번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가 손목을 그었던 걸 빼면 우리는 상대를 눈앞에 두고 자해와 자살 둘 중 어느 쪽도 할 수 없어 연인이 되기 전 서로를 여러 결의 감정으로 사랑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자해는 더 이상 자自해가 아니게 됐으니까 요슈아가 스스로를 상처 내는 버릇을 들키고 싶지 않아 했던 게 내가 그걸 알게 됨으로써 상처를 입을까 걱정하는 마음 때문이었던 것처럼
그 애가 내 왼쪽 손목을 볼 때마다 죄책감을 느끼는 것과 다르게 나는 손목에 흉이 져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어 그걸 볼 때면 요슈아를 떠올릴 수 있으니까 그리고 소꿉친구와 같은 자리에 남은 상흔은 어쩐지 사랑의 증표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울 것 같은 얼굴로 손목에 조심스레 입술을 가져다 댈 때마다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지만 오히려 그게 더한 죄책감을 심어줄까 봐 아무 말 없이 껴안아 주곤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