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래를 듣는 당신에게 조금의 빛이라도 닿았으면
이 노래를 듣는 당신에게 조금의 빛이라도 닿았으면

이 시기가 되면 해양 생물 관찰 프로그램이 성황을 이루는 본가 근처 바닷가…. 등대가 세워진 언덕에 서서 햇살 품은 잔잔한 바다를 내려다보면 파랑이 서로에게 부딪혀 잘게 일어난 포말이라 생각했던 것이 사실 따스한 남쪽 해안으로 이동하는 고래가 내뿜은 공기 방울이라는 걸 알게 되고 저 멀리 수상을 가르며 헤엄치는 돌고래 떼와 금빛 모래사장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 물개들은 쇠라의 그림 속 점처럼 작게만 보여

한때는 뒷일을 생각지 않은 채 이곳에 와서 하염없이 시간을 죽였어 일렁이는 바다 너머 도쿄에서 소꿉친구와 보낸 나날을 그리워하며 세계를 순유할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소원을 끊임없이 아로새겼는데 그래서인지 그곳에만 방문하면 달랠 길 없이 외로웠던 마음이 되살아나서 한동안 발길을 끊었지

그렇지만 이제는 가슴 한 켠에 담아두었던 마음을 요슈아에게 건넨 데다 우리 둘 다 망설임 없이 서로의 곁으로 갈 수 있는 사람들이 되었으니까 다시 한번 그 바다에 발을 내디뎌 보고 싶어 네 손을 붙잡아 해변을 함께 달려가고 싶고 너울을 따라 나부끼는 배 위에 앉아 함께 고래 꼬리를 지켜보면서 적막보다 열락이 좀 더 많은 장소가 되게 추억을 쌓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