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마음이 우릴 구할거야
오른손 엄지와 검지에 강약을 줘가며 꾹꾹 눌러 쓴 손 편지를 주고받은 것은 초등학교를 다닐 적 상대의 생일을 축하하며 쓴 버스데이 카드뿐 요슈아마저 대양을 건너온 이후로 모든 연락은 전화 라인 또는 이메일로 주고 받았어
네가 좋아할 만한 편지지를 고르고 우표를 사각에 맞춰 반듯이 붙이는 정성과 기약 없는 답장을 기대하며 느끼는 애틋한 설렘 등 편지만의 낭만으로 명명되는 것들을 등한하는 건 아니지만 그보다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앞섰으니까
그러니 우리의 편지함에는 언젠가 영상 사이트에 요슈아가 개인 명의로 올렸던 악곡의 원본 파일, 여름방학이 시작하는 날에 맞춰 이륙하는 LAX로의 항공권 영수증, 수화기 너머로 전하는 걸 깜빡했던 사소한 근황들이 자그만 도서관에 옹기종기 모인 책처럼 한데 존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