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바다 위로 반짝이는 물결에
파란 바다 위로 반짝이는 물결에

몇 번 입지 않은 수영복을 챙겨 인근의 한적한 해변으로 놀러 가면 모래밭에 앉아 하얗게 흩어지는 포말을 멍하니 구경하는 나와 다르게 요슈아는 얼굴을 스치는 미풍을 맞으며 서핑까지 알차게 즐기는 중이야

평소 물장구를 치는 것보다 고무 오리처럼 느긋하게 동동 떠다니길 좋아하지마는 오늘은 파도가 너무 높지도 얕지도 않은 완벽한 타이밍이라며 서프보드를 품에 안고 파란을 향해 헤엄치는데, 일렁이는 마음과 함께 물결을 가르다가도 나를 두고 온 게 신경 쓰였는지 몇십 분 후 사장으로 돌아온 소꿉친구는 선크림 바르는 걸 잊어버린 채로 입수해 버렸기에 황금빛 볕에 양 볼이 발갛게 익어버렸어

후토마키처럼 비치 타올을 여러 겹 둘러준 뒤 진줏빛 머리카락에 남은 짠 물기를 수건으로 꾹 눌러주면 나른하다는 듯이 내 쪽으로 기울어지는 몸은 조금 축축한데도, 서서히 젖어드는 감각이 거북하지만은 않아서 밀어내고 싶지 않아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