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뼘 더 다정해지고 싶어서 모인 눈으로 오므린 입술로
한 뼘 더 다정해지고 싶어서 모인 눈으로 오므린 입술로

그늘진 자리에 서 바람을 오래 쐬면 감기라도 걸릴까 봐 걱정하고 얇은 옷을 입고 나가기라도 하면 제가 걸치고 온 자켓을 벗어줄까 물어보는 요슈아의 말에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대신 팔을 활짝 벌려달라고 부탁했어 영문 모르는 요구에도 순순히 따라준 그 애의 품으로 허들링하는 황제펭귄처럼 폭 안기면 찰나의 정적, 그리고 뒤따라 온화한 웃음소리가 낮게 울려 우리의 틈을 메웠지
소꿉친구가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궁금해 두 눈을 마주치고 싶다가도 홧홧하게 달아오르는 콧등을 보여주기 부끄러워서…. 멀리 떨어지는 대신 단정한 등에 손을 얹고 다정한 품에 더욱 파고들면 희미하고도 순한 시트러스 향기가 코끝을 맴도는 게 좋아서 몇 분이고 그렇게 서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