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뜨면 너랑 식물원에 가고 싶어 잘 자
물줄기가 흐르는 소리와 방문객의 가만가만한 발걸음 선녹색으로 가득한 식물원은 수족관만큼이나 좋아하는 장소야 한 곳은 사방이 트인 구조에 채광이 좋은 반면 다른 쪽은 일렁이는 푸른빛으로 밀폐된 곳이지만 내 마음속에선 보테니컬 가든과 아쿠아리움 모두 고요하고 안정적인 분위기가 똑 닮은걸
입구에서 나눠주는 팜플렛과 곳곳에 비치된 나무 표지판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두 발짝씩 내디딜 때마다 난생처음 보는 신기한 식물들이 시야에 가득 들어와 새로운 세상을 경험한다는 건 이런 걸까? 요슈아도 나도 평소 식물에 열광하는 사람은 아닌데 녹음 가득한 길을 걷는 순간 동안은 호기심을 감추지 못하는 눈으로 잎사귀부터 뿌리까지 면밀히 관찰하고 처음으로 식물원에 온 아이들처럼 즐거워해
같은 길을 몇 바퀴씩 빙글빙글 돌던 중 연리지라도 마주하면 내심 저 맞붙은 나뭇가지처럼 우리 또한 오래도록 단단히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