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Shadow of Secrets
In the Shadow of Secrets

@adashkoibito

 

 

어두운 밤, 차가운 바람이 묘지 위를 스쳐 지나가며 나뭇잎들을 흔들었다. 넓은 묘지 속, 달빛이 흐릿하게 비추는 가운데, 나는 조용히 낡은 돌을 쓸고 있었다. 묘지기인 나는 이 조용한 곳에서 살아 있는 자들의 흔적을 지키고 있었다. 매일 밤마다 묘지를 돌며, 나를 찾아온 이들에게 마지막 예의를 다하며 시간을 보낸다. 나는 이곳을 죽은 자들이 쉬는 곳이 아니라 살아 있는 자들의 흔적을 지키는 곳이라 생각했다. 그날 밤도 평소처럼 묘지를 돌고 있자 한 구석에서 비석 위에 앉아있는 남자를 만났다. 그의 얼굴은 자신에 차 있었고 손에는 반지가 쥐어져 있었다. 남자의 정체는 연인이자 도굴꾼인 요슈아였다.

 

"요슈아는 이곳에 뭐가 있다고 생각해?"

 

묘지를 돌보는 내 의무처럼 자연스레 나온 질문. 연인은 고개를 들어 달을 응시한 후, 입을 열었다.

 

"여기에는 숨겨진 것이 있어. 사람들이 잊고 지나간 비밀들 말이야. 나는 그걸 찾고 싶어."

 

그의 목소리는 마치 부드러운 바람처럼, 잔잔하게 귓가에 스며들어왔지만 나는 그 비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무슨 뜻이야?"

"내가 원하는 건 잊히지 않게끔 그저 진실을 찾는 거야, 제리."

 

숨겨둔 것들을 파헤친다는 그의 말이 내게는 낯설기만 했다. 그 말속에 담긴 의미가 점차 내게 다가오면서, 마음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서서히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내가 오랜 시간 동안 묶어 놓은 상자를 열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밀려오는 것 같았다.

 

"비밀은… 때로는 누군가를 지킬 수 있지만 그것을 숨기는 것 자체가 괴로울 때도 있어."

 

내가 이 일을 시작한 이유도 말하지 않았지만 그는 알고 있는 것이다. 그의 손이 천천히 내 손에 닿았다. 갑작스러운 접촉에 놀라 눈을 마주치자, 내 손에 반지가 살짝 얹어졌다. 그의 눈은 여전히 깊고 어두운 곳을 향하고 있었지만, 그 눈빛에는 내게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듯한 간절함이 묻어 있었다. 그의 눈길과 손끝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온기가, 점차 내 마음속 깊은 곳까지 스며들었다. 그 순간, 나는 그가 찾고 있던 것이 단순한 유물이 아니라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는 비밀을 감추고 있었지만, 그 비밀 속에는 나를 향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그가 도굴꾼이든, 내가 묘지기든, 그것은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손을 맞잡았다. 그 손을 쥐고 있으면, 비밀이란 것이 더 이상 부담스러운 짐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것은 오히려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지켜갈 수 있는 다리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걸어가기로 했다. 숨겨진 진실을 찾고, 그 진실 속에서 서로를 더욱 깊이 알게 될 것을 믿으며.

 

언젠가 너와 내가 맺어지는 날에 이곳에 애도를 표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