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chacreamsoda
길고 길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키스가 끝나고 입술이 떨어진다. 으레 단절의 순간에는 아쉬움을 느껴야 할 터인데. 제리는 아쉬움도 서운함도 아닌 사랑을 느꼈다. 요슈아의 눈동자가, 그 다정하고도 엷은 색채가 제리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독점욕과 소유욕, 온갖 감정들이 도사리는 세계 안 무엇보다도 우선하는 것이란 바로 배려와 애정이다. 네가 싫어하는 일은 하지 않아. 네가 원하지 않는 건 나도 원치 않으니까. 언젠가의 문장들을 떠올리고, 제리는 다시 한번 요슈아를 껴안은 채 입술을 부비적거렸다.
"제리……."
"……요슈, 아……."
"응, 제리."
좋아해. 참았던 호흡을 터뜨리는 것처럼 필사적인 연정이었다. 혹은 닫혀 있던 꽃망울의 만개 같은 찬연함이었다. 잠시 그런 제리를 망연히 내려다보던 요슈아가 눈썹을 찡그렸다. 웃는 듯 우는 듯 일그러진 얼굴 가운데 한 가지만이 확실했다.
그야말로, 행복하기 그지없는 표정이었다.
"갑자기 그런 말 하는 건 반칙이야……."
무어라 답하기도 전 화인 같은 입맞춤이 쏟아진다. 제리는 다시금 요슈아와 숨을 공유한다. 가슴팍이 오르내리는 사이사이마다 그가 있었다. 아니 어쩌면, 제리의 모든 생마다 요슈아가 존재하였다. 그렇기에 도리어 바라게 되는 것이다. 이런 나날이 아주 오래도록 지속되기를. 그에게 계속 힘이 될 수 있기를. 그와 평생토록 함께할 수 있기를.
그가,
변함없이 평온하기를.
하와의 기도는 지상의 아담에게 숨결을 불어넣는다. 같은 개수의 뼈로 이루어진 인간이 어느 세계에서 손을 맞잡았다. 우리는 고립되지 않을 테지만 동시에 신과 같은 절대자의 존재 없이도 그곳에 실존할 것이다. 흐릿한 시야 속에서도 그의 윤곽만은 선연했다. 제리는 칠야의 지속일지언정 요슈아를 온전히 그려낼 수 있을 터였으니까.
오롯한 사랑 속, 불멸의 연인들은 걸음을 이어 나간다.
밤이 녹아내린다 한들 그 일렁임을 넘어서.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